2017년 1월 2일, LG Display OLED TV 회로설계 1팀에 입사했다. 이후 에이팀벤처스, Sendbird, 쿼타랩, 차이코퍼레이션, 브이원씨까지 약 9년 동안 여러 조직과 환경을 거치며 커리어를 이어왔다.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세웠던 계획과 비교해보면,어떤 계획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어떤 계획은 더디게 진행됐다. 또 어떤 결정은 방향 자체가 바뀌기도 했다. 이 글은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느끼고 배운 점들, 그리고 생각의 변화를 정리해보려는 기록이다.
9년 만에 처음 쓰는 회고인 만큼 기억은 오래된 레거시 코드처럼 뒤엉켜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사건을 나열하기보다는, 당시의 중요한 결정과 그로 인해 달라진 생각들을 중심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앞으로의 3년, 5년, 나아가 20년을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고, 그 안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도전
돌이켜보면 커리어에서 크게 두 번의 도전이 있었다.
첫 번째는 LGD 산학장학생으로 입사한 뒤, 장학금을 이자까지 포함해 상환하고 입사 9개월 만에 퇴사한 결정이다. 하드웨어 엔지니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방향을 바꾼 선택이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언젠가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대학 4학년 시절 미국 창업 경진대회에 참여하며 느꼈던 스타트업의 매력, 그리고 그 시절의 젊은 패기도 영향을 미쳤다. 입사 당시에는 장학생 의무 기간을 채우며 2년 정도 대기업에서 배운 뒤 이직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 26살이었던 나는 그 계획보다 인생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고, 지금 돌아보면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처우가 좋지 않아서, 대기업에 가야 초봉 3,000~4,0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지금까지도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후의 9년은 더 치열했고, 그만큼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도전은 현재 진행 중인 극초기 스타트업에서의 도전이다. Sendbird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 중 창업자나 초기 멤버로 참여해 회사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큰 동경을 느꼈고, 나 역시 비슷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브이원씨에 합류했고, 어느덧 3년이 지났다. Founding Engineer(초기 멤버 엔지니어)로서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보안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맡아왔다. 지난 3년은 고민과 어려움의 연속이었지만, 동시에 많은 배움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현재는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지고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느낀다. 내년에는 의미 있는 결과를 꼭 만들어내고 싶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얻은 것과 어쩔 수 없이 잃은 것들에 대해서는, 언젠가 별도의 글로 정리해보고 싶다.
전환점에서의 판단 기준과 회고
LGD → 에이팀벤처스
당시 목표였던 창업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경험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원래는 3년 정도 근무 후 이직을 계획했지만, 결국 9개월 만에 결정을 내렸다.
에이팀벤처스에서의 경험은 성장이나 성공을 떠나 굉장히 즐거웠다. 대기업의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책임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경험, 그리고 함께 일한 사람들 자체가 큰 자극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자율적인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일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꼈다.
에이팀벤처스 → Sendbird
초기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엔지니어링 자체의 재미와 제품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꼈고, 더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당시 에이팀벤처스는 B2B 특성상 트래픽이 크지 않았고, 조직 규모도 작았다.
보다 큰 트래픽과 복잡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았고, 그중 Sendbird를 선택했다. 이 선택 역시 내 커리어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 국내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대규모 트래픽과 인프라 운영을 경험하며 엔지니어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훌륭한 동료들을 만나 커리어 전반에 걸쳐 자산이 될 인연을 얻었다.
전사 데이터 통합 및 BI 작업에 참여하며 B2B SaaS 비즈니스의 플레이북과 전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Tiger, ICONIQ 등 글로벌 최상위 VC의 투자를 받은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Sendbird, 차이코퍼레이션 → 쿼타랩, 브이원씨
시리즈 B, C 단계의 200~300명 규모 조직에서 10명 내외의 초기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결정은 ‘창업에 가까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초기 멤버로 합류해 좋은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Sendbird를 떠날 때는 고민이 많았다. 신뢰를 쌓아온 동료들과 환경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직 이후 성과가 빠르게 나오지 않던 시기에는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팀과 자금 측면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좋은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회사를 키워나가고 싶다.
직무별 회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비교적 다양한 엔지니어링 영역을 경험하게 됐다. 그만큼 깊이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끼며, 커리어 내내 많은 여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해왔고 그래도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각 직무별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본다.
백엔드 엔지니어
에이팀벤처스와 Sendbird 초기 단계에서 약 2.5년, 이후 브이원씨에서 약 1.5년간 백엔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모놀리식 서비스와 특정 도메인 중심의 마이크로서비스 개발 경험을 쌓았고, 주로 Python 기반 웹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왔다. 짧게 C#/ASP.NET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Kotlin/Spring과 AI를 활용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Python 기반 백엔드 설계, 데이터베이스 트랜잭션 처리, 쿼리 최적화, 빠른 기능 개발, Kafka 기반 Consumer 개발 그리고 인프라 쪽에는 비교적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대규모 시스템 전반의 시스템 디자인이나 JVM 언어 기반 개발 경험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며 성장해나가고 싶다.
데이터 엔지니어
쿼타랩, 차이코퍼레이션, 브이원씨 초기까지 약 3년간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플랫폼 전반과 분산 시스템(Hadoop, Spark)을 경험했고, 다양한 DW와 Data Lake 구조를 공부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 위주의 경험이다 보니 플랫폼 전반을 폭넓게 다뤘지만, Hadoop, Spark, Iceberg 같은 개별 기술을 깊게 파고들지는 못했다. 대신 클라우드 환경에서 빠르게 구축하고 운영하기 쉬운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Airflow, CDC 파이프라인, BigQuery는 꾸준히 개발·운영해왔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인프라 엔지니어
Sendbird에서 약 1.5년간 데이터 인프라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초반에는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링을, 이후에는 Databird 애플리케이션과 GCP 기반 BigQuery 구축 및 거버넌스 작업을 담당했다.
Aurora MySQL xlarge부터 24xlarge까지 수십 개의 클러스터를 운영하며 다양한 파라미터를 조정하고, 수많은 쿼리를 튜닝하며 모니터링과 운영을 경험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MySQL에 대해서는 개발자 중에서는 비교적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인프라 팀과 가까이에서 일하며 배운 경험은 현재 팀에서 인프라 업무를 담당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엔지니어링 매니저
매니저 직책을 맡고 있지만,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낀다. 지난 3년간은 실무와 매니징을 병행하며 주니어 중심의 매니징과 함께 인프라, 비용, 보안, 채용 등 비어 있는 영역을 채우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특히 피플 매니징과 기술 리더십은 여전히 많은 성장이 필요한 영역이다.
최근 팀 규모가 커지면서 실무 비중을 줄이고 매니저 역할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분명해졌다. 채용을 하며 느낀 점은 좋은 사람은 예상치 못한 경로에서 온다는 것이다. 추천을 통해서도, 기대가 크지 않았던 헤드헌터를 통해서도 훌륭한 분을 만나기도 했다. 그래서 꾸준히 알리고, 인터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인프라는 한 번 구축하면 변경 비용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리뷰와 Terraform 기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도 최근에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보안 역시 빠른 개발 속도 속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영역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정책으로 만들고 불편함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ISMS 인증을 준비하며 보안에 대해 배울 점이 정말 많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초기 팀에서의 매니징은 특히 어렵다. 서로의 고생을 잘 알기 때문에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고, 시니어 엔지니어들의 서로 다른 스타일을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다. 팀이 커질수록 효율을 위한 구조와 기준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점점 더 느끼고 있다. 올해는 이전보다 더 나은 매니저가 되고 싶다.
복리의 힘
9년간 일하며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 중 하나는 복리의 힘이다. 이 힘은 고객 획득, 커리어, 투자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반복해서 나타난다.
과거에는 대기업의 비효율을 보며 ‘스타트업이 몇 년만 잘하면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다소 건방진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루, 한 달, 1년 단위로 보면 스타트업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치열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복리의 힘을 간과한 생각이었다. 특히 B2B에서는 오랜 시간 쌓아온 고객, 파트너, 조직의 노하우가 복리처럼 누적되기 때문에 단기간의 성과로는 따라잡기 어렵다.
이 경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 꾸준히 운영하는 것의 힘을 느끼는 동시에, 그 격차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시드 10억 원으로 연 5% 수익을 내는 것과, 시드 1,000만 원으로 연 15% 수익을 내는 것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느낀다. 장기적으로는 이길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일 멘탈이 흔들린다. 그나마 요즘은 AI가 이 격차를 빠르게 줄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커리어와 전문성에서도 결국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평판과 신뢰 자본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자면 평판과 신뢰 자본이라고 생각한다. 신뢰 자본은 단순한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정치적 감각까지 포함한다고 느낀다. 경력이 쌓일수록 이 요소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주니어 시절에는 실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시니어나 매니저로 갈수록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인터뷰만으로 이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함께 일했던 사람을 추천하거나 스카웃하게 된다.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하며 쌓은 신뢰 자본은 결국 더 좋은 기회를 만든다.
돌이켜보면 포용력이 부족했던 순간, 마무리가 아쉬웠던 순간, 말이 행동보다 앞섰던 순간들도 많았다. 앞으로는 더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에너지 관리와 지속 가능성
스타트업 업계에서 8년 이상 일하며 번아웃 없이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했다. 회사의 성장이 더딜 때는 일은 힘들고 성취감은 줄어들어 멘탈 관리가 특히 어렵다.
올해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예전처럼 낮에 집중이 안 된다고 밤이나 새벽에 업무를 보충하는 방식은 이제 쉽지 않다. 체력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운동과, 현재 하는 일 자체에 의미를 두고 몰입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요즘은 러닝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기분을 환기한다. 또한 ‘자기 목적적 경험’이라는 개념이 큰 도움이 됐다. 이는 『몰입(Flow)』에서 접한 개념으로, 외부 보상이 아니라 그 활동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험을 의미한다. 내가 하는 일 자체에 의미를 둘 때, 더 깊이 몰입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먼저 가본 멘토를 찾아 지속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감사 하게도 고민이 될 때마다 조언을 구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멘토분들이 곁에 계신다. 앞으로도 꾸준히 연락드리며 배우고 싶다.
기억에 남는 순간
에이팀벤처스에서의 홀로서기
입사한 지 2주 만에 Engineering Leader가 퇴사하면서, 얼떨결에 회사의 메인 서비스 백엔드를 혼자 맡게 됐다. 서비스 코드, 인프라, 도메인 정책까지 혼자 고군분투하며 익혀야 했던 시기였는데, 지금도 그때의 긴장감과 몰입이 또렷하게 기억난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기에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고, 내가 구현한 것을 다시 뜯어보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가장 많이 성장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Sendbird Corporate Dashboard 프로젝트
Sendbird 입사 후 2~3개월쯤 Corporate Dashboard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리딩한 리더의 좋은 에너지와 리더쉽 덕분에 높은 몰입도로 빠르게 진행했고, 결과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엔지니어링 경험도 의미 있었지만, 회사의 주요 지표를 만들고 시각화하는 과정을 통해 제품, 마케팅, 세일즈, HR 등 다양한 조직의 관점과 업무를 이해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시야가 크게 넓어지는 경험이었다. 또한 관련 업무로 미국 출장을 가 산마테오 오피스에 2주 정도 머물며 현지 오피스 분위기를 직접 느꼈고, 원격으로만 보던 팀원들과 대면으로 이야기 나눴던 경험도 이후 업무에 큰 도움이 됐다.
브이원씨에서의 성장 순간들
브이원씨에는 초기 멤버로 합류한 만큼 힘든 순간도, 즐거운 순간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회사가 중요한 목표를 달성했던 시점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입사 후 첫 월 매출 1억을 달성했을 때, 2024년에 1호 펀드를 만들었을 때, 그리고 올해 Pre-A 시리즈 투자를 받았을 때는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Django Software Foundation Individual Member 선정
개발자로서 오픈소스에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언젠가는 꼭 나도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많은 기여는 못했지만, 6개의 PR과 몇 가지 이슈 제보, 그리고 Django 관련 글 작성 등의 활동을 인정받아 Django Software Foundation Individual Member로 선정됐다. 오랫동안 도움을 받아온 오픈소스에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고, 몇몇 PR은 꽤 오랜 시간 공들여 결국 merge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내 커리어에서도 유의미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
LLM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세상의 판도 자체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앞으로는 풀스택 개발자(제너럴리스트)와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점점 더 명확히 나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구사항이 단순한 시스템은 AI를 활용해 빠르게 구현할 수 있지만, 복잡하고 안정성이 중요한 서비스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개입이 필수적일 것이다. 이 구조는 당분간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AI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기술을 꾸준히 공부하고, 실제로 적용해보며 성장하는 것. 그리고 이제는 개인의 역량뿐만 아니라 팀으로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능력, 사용자와 제품을 이해하는 시각을 더 중요하게 가져가고 싶다. 언젠가는 내가 진짜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좋은 엔지니어링을 넘어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을 계속 배우고 적용해 나갈 생각이다.
끝맺음
이 글을 정리하며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가족과 좋은 동료들이었다. 늘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삶의 기쁨과 책임을 함께 안겨준 딸에게도 고맙다. 그리고 9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일하며 많은 것을 가르쳐준 동료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